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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나의봄 대사 중에서

시사, 문화 이야기

by 콩설기맘 2023. 6. 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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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런 얘기를 하는 건…
강다정씨를 좋아하게 됐어요
보통은 누굴 좋아하게 되면
못 지킬 거라도 약속 같은 걸 하잖아요
'영원히 같이 있자'
'언제까지 옆에 있어줄게'
그런데 나, 나는…
그래서 말인데…
우리 친구할래요?
모든 연애는 언젠가 끝난다
운이 좋다면 결혼을 해서
그렇지 않다면 이별을 해서
그런데 어떤 연애는
고백과 동시에 끝이 난다
모아 놓은 마음은
이젠 줄 수도 버릴 수도 없고
친구라는 좋은 말은
세상 제일 서러운 말로 바뀌고
어떤 연애는
그렇게 끝이 난다.
나는
당신의 눈물이 하는 말을
당신의 체온이 하는 말을 다 알아듣는다.
 나는 네가 미치게 가여워서 그냥 두고 갈 수가 없었어
 그밤 당신이 안아준 사람은
형을 잃은 열한 살의 나였고
환자를 잃은 스물여섯살의 나였고
 더는 세상에 빚을 질 수 없어
당신조차 잃으려하는
바보같은 지금의 나였다.
내가 말도 안 되는 일을 겪었을 때
울 수도 없는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을 때
그 사람이 내 옆에 있었어요.
 
울지마라
힘내라
일어나라
한마디 재촉도 없이
 
그때부터 나는 사오정이 되기 시작한 거 같아요.
나한테 눈빨간 토끼 같다고 했을 때도 그랬고
 
강다정씨는 지금 되게 말 잘하는 토끼같아요. 눈 시뻘개서
침묵이 불편할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강다정씨가 그걸 책임져야 되는 건 아니에요.
그냥 넘어진 거에요. 누가 기다릴까봐 서두르다가
 
나는 말들이 다 괜찮다고 말해주는 거 같았어요.
괜찮아 내가 옆에 있을게
다 괜찮을거야.
 
어느 순간부터 나는 더 심각한 사오정이 됐는데
그 사람이 하는 모든 말이 다 그렇게 들렸어요
 
너를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영원을 약속할 수 없다면 누굴 좋아하는 것이 미친 짓일까요?
나는 그 사람이 준 과자 하나도 먹지 못하고
그 사람은 내가 준 개나리꽃가지 하나도 버리지 못하는데
 
우리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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