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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파이터 근성이 나오다.

진감이 일기

by 콩설기맘 2012. 5. 1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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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

서원이, 서후, 나 이렇게 셋이 전철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원래 나는 잘 안 앉는데 자리가 넉넉해서 같이 앉아갔다.

역곡역을 지났을까...

할아버지(50대 후반?60대초반?)가 나한테 그러는 거다.

"(서후를 가르키며) 저 아이는 돈 안 내고 탔으니까 애엄마가 앉고 노약자석에 앉아서 가라."

이러는 거다. 순간 빡 돌아서

나  : 돈 냈어요.

아저씨 : 돈냈으면 표 보여달라

나 : (할말 없어서) 앉고 싶으면 앉으세요.

하고 자리를 비켜줬다.

아저씨 : 나는 앉고 싶은 생각 없다. 그런데 저 아이는 돈을 안 냈으니 이 자리에 앉으면 안 되는 거 아니냐. 애엄마가 무릎에 앉아서 가야지

나 :  그런 논리면 노인분들은 노약자석 말고고 일반석에 앉으면 안 되겠네요.

아저씨 : 노인은 공경해야하고..

나 : 나이 드셨으면 아이한테 모범이 되는 행동을 하세요.

 

아저씨의 일행이 끌고 저쪽으로 가는 바람에 논쟁이 멈추고 말았다.

한켠에서 계속 뭐라 하고....

 

자리에 앉고 싶으면 차라리

"애엄마, 애 무릎에 앉히고 가세요."라고 했으면 후다닥 그렇게 했을거다.

애를 앉고 노약자석으로 가라니...

 

서후는 내가 화난 줄 알고 계속 애교 부리고

서원이는 말을 잃고...

이게 뭐냐고...

 

옆에 있던 아가씨 서원이 가르키며

"큰 아이가 많이 놀란 거 같으니 달래주세요."

 

아... 나이 먹어서 왜 저럴까 싶다.

애들 앞에서 쌈짐한 것도 창피하고...

 

전철을 안 탈 수도 없고 고민이네.

 

나도 은근 파이터 기질이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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